취코, 취하다 코딩에~
헤렌니우스에게 바치는 수사학 본문
기억이 전적으로 타고나는 것인지 아니면 어느 정도 기술적인 것인지 하는 문제는 나중에 따로 충분히 논의하겠다.
여기에서는 인간의 기억에서 기술과 방법이 중요하다는 것을 하나의 기정사실로 간주하고 기억의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기억에는 기술적인면(다시 말해 기억술)이 있는것이 마땅해 보인다. 그렇게 여겨지는 이유는 다른 곳에서 설명하고자 한다.
일단 기억의 종류부터 알아보자.
기억의 종류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타고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술의 산물이다. 타고난 기억은 생각과 동시에 태어나는
것으로 우리의 정신에 내재한 기억이다. 기술적기억은 훈련과 수련과정을 통해 강화 된 기억이다.
모든 것에서 그렇듯이 타고난 것은 후천적으로 습득한 배움이나 기술과 늘 경쟁하는데, 타고난 재능은 이 기술로 한층 더
강화되고 발전된다. 이는 기억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만일 어떤 사람이 월등한 능력을 타고났다면, 천부적 기억은 종종
기술적 기억에 비견되고 기술적 기억은 훈련이라는 방시기을 통해 천부적 장점을 유지시키고 반전시킨다.
따라서 천부적 기억은 학습과 규율을 통해 발전시켜야 특별한 것이 될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 훈련으로 얻은 기술적 기억은
천부적인 능력을 필요로 한다. 이 경우에도 (즉, 기억에서도) 다른 기술이나 학문에서와 마찬가지로, 재능에 의해 가르침이,
지침에 의해 천성이 밫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에 제시되는 룬련은 천성적으로 좋은 기억력을 타고난 사람에게도
똑같이 유용할 것이다. 왜 그런지는 곧 알게 될 것이다. 물론 타고난 기억이 뛰어난 사람은 도움이 필요 없을 수 도 있다.
물론 우리는 타고난 재능이 부족한 사람을 돕기를 원한다. 이제 기술적 기억에 대해 좀 더 깊이 살펴보자.
기술적 기억은 장소와 모상으로 구성된다. 장소란 자연적으로 또는 기술적으로 설정해 놓은 작고, 흠잡을 데 없고,
눈에 잘 띄는 그런 장면들로 천부적 기억이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들이다. 집, 기둥사이의 공간, 구석, 아치 등이 이에 속한다.
모상은 말그대로 기억하고자하는 형체, 흔적, 사물의 모사물같은 것들을 말한다. 예를 들어 말의 모상, 사자의 모상,
독수리의 모상이 그런것이다. 기술적 기억의 핵심은 기억하고자하는 모상을 특정한 장소안에 내려놓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종류의 장소를 만들고, 어떻게 그 안에 모상을 넣고, 또 그것들을 찾을 수 있을까?
알파벳 철자를 알고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불러주는 것을 받아 적을 수 있고, 또 받아 적은 것을 다른사람에게
큰 소리로 읽어줄 수 있다. 마찬가지로 기억술을 익힌 사람은 자신이 귀로 들은 것을 특정한 장소에 놓아두고
나중에 떠올려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해 줄 수 있다. 장소는 밀랍 서판 또는 파피루스와 같고, 모상은 글자와 같다.
따라서 모상의 정렬과 배치는 문서와 같고, 모상을 기억해 내는 것은 읽는 것과 같다. 많은 항목을 기억하고자 한다면
장소를 많이 갖추고 나서 그 안에 모상을 많이 배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자소를 반드시 순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원하는 장소에서 차례대로 모상을 찾아가고, 또 앞에서든 뒤에서든 어느 방향에서든 장소에 배치해 둔 것들을
순서대로 찾는 것에서 혼란이 없게 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보자. 여러분 앞에 평소에 잘 알고 지내는 많은
사람들이 질서있게 서 있다고 해보자. 앞에서, 뒤에서, 혹은 가운데에서부터 시작해 그들의 이름을 말해야 한다고 해도,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장소도 마찬가지다. 장소가 질서있게 배치되어 있다면 결과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어떤 장소에서 내키는 방향대로 진행되더라도 장소에 심어 놓은것, 즉 모상으로 연상되는 것들을 차례대로 되뇔 수 있다.
장소를 질서정연하게 정렬하는것이 중요한 이유다.
선택한 장소는 아주 주의 깊게 숙지해야 한다. 그래야 기억에 오래 남는다. 모상은 글자와 마찬가지로 사용하지 않으면
지워 없어지지만 장소는 미랍 서판처럼 그대로 남아야 한다. 그리고 장소의 개수를 헷갈리지 않으려면 다섯 번째 장소마다
표시를 해 놓으면 된다. 예를 들어, 다섯 번째 장소마다 황금 손을 놓아두거나 열번째 장소마다
이름이 데키무스인 사람을 놓아두는 것이다.
사람이 북적대는 곳보다는 황량한 곳을 선택하는것이 유리하다. 사람이 북적거리면 모상의 특징이 흐려지거나
헷갈릴 수 있다. 반대로 장소가 단순하면 모상의 윤곽이 또렷하게 보인다. 게다가 장소는 형태나 성질이 제각각이어야 한다.
그러면 두드러지고, 눈에 잘 띈다. 어떤 이가 기둥 사이의 공간만 잔뜩 선택했다고 해보자. 그것들은 서로 모양이 비슷해서
각 장소에 무엇을 놓아두었는지 잘 분간이 가지 않을 것이다. 장소는 적당한 크기의 중간 규모여야 한다. 크기가 너무 크면
모상이 희미해지고, 너무 작으면 모상을 내려놓기가 애매하다. 너무 밝아도 안되고 너무 흐릿해도 안된다. 그림자가
모상을 흐리거나 관채가 모상을 반짝거리게 해서도 안 된다. 나는 배경 간의 간격도 적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략 서른 걸은 정도가 적당하다. 육안도 그렇지만 심안의 경우도 대상이 너무 가까이 있거나 너무 멀리 있으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다양하고 적당한 장소를 준비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경험이 부족해도 원하는 만큼 손쉽게
많은 장소를 만들 수 있다. 왜냐하면 상상력은 어떤 공간도 감싸 안아, 그 안에서 원하는대로 장소를 만들고 구축할 수 있다.
이미 만들어 놓은 장소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일정 공간을 상상을 통해 마련한 후 거기에 적절한 장소들을 가장 유용한 형태로
만들어 배치할 수 있다. 장소에 대해서는 이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이제 모상에 대해 알아보자.모상은 대상을 닮아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대상과 같거나 유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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